책갈피 저장소

[인문/사회]곽재식 -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(2018)

tipsygypsy 2019. 1. 6. 21:44

 

 제목 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 떻게든 글쓰기

 저자 곽재식

 출판사 위즈덤하우스

 출판년도 2018

 읽은 날 2018.12.16~2018.1.3



읽기 시작한 날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,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책 덮고 점심으로 떡볶이 먹으러 갔던 기억이 나서 날짜를 되살릴 수 있었다. 먹는 것 한정으로는 대단히 비상한 기억력과 지식을 갖췄다 자부할 수 있다.

각설하고, 이 책은 처음 제목을 봤을 때부터 내가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강력한 느낌이 와서 구매했다. 하여간 도처에 쓰다 만 글찌끄레기 투성이다. 컴퓨터 파일, 핸드폰 메모장, 하다못해 트위터 임시저장함조차 마무리가 안 된 데이터로 터져나간다. 언젠가 써야지, 생각하고 끄적여 놓은 소재나 문장 하나, 표현 하나까지 하면 더 말할 것도 없고.

SF문학계에서 저 유명한 ‘곽재식 속도’로 글을 뽑아내는 것으로 소문난 저자는, 바로 나같은 유형의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하거나 아주 뜨끔하거나 명치가 정통으로 아픈(...) 여러 가지의 도움말을 건넨다. 그 도움말의 종류도 너무나 정론적인 것부터 꼼꼼하게 실무적인 것, 이런 것까지 쓰셔도 괜찮아요...? 싶은 것까지 폭과 깊이를 망라한다. 이러니, 공감해서 웃다가 끄덕끄덕하다가 하면서 읽어나갈수록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, 이 분은 정말 꾼(!)이구나, 하는 감탄.

책 한 권에 빼곡한 그 많은 노하우를 지금 새삼 일일이 풀어 놓을 이유는 없을 테지만, 책을 덮을 때 가장 인상에 남았던 한 문장은 <어쨌든 끝까지 쓰라>였다. 마음에 안 들어도, 뭔가 이상해도, 더는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도, 그래도, 어쨌든, 글 조각이 아닌 한 편의 글이 되게, 마지막 마침표를 어떻게든 찍어라. 그리고 그것은 나와, 다른 모든 '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' 사람들에게 정말로 유효한 한 마디가 아니었을까 싶다. 

멀리 갈 것 없이, 그 메시지 덕분에 내가 지금 이렇게 기어코 글을 하나 끝마치지 않나.

'책갈피 저장소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[국내소설]구병모-파과(2018)  (0) 2019.01.03