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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asket case - 어이없는 오해와 너무 늦은 이해

tipsygypsy 2019. 1. 18. 00:14

얼마 전 미드를 보다가 익숙한 단어를 들었다. 'Basket case'. 

문장 전체는 미처 알아듣지 못했지만 하여간 그 단어 하나는 또렷하게 들렸다.

그와 동시에 화면 아래에는,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, 라든가 하는 자막이 올라왔다.

이상한 느낌에 드라마를 일시정지시키고 사전을 찾았다.


미국의 밴드 Green day의 <Basket case>는 너무나 유명한 만큼 나도 학생 때부터 좋아했던 노래였다.

물론 팝송을 듣고 가사 뜻을 바로 알 만큼 영어를 잘하지는 못하는 학생이었다.

Case가 무슨 뜻인지는 미처 생각도 안 한 것 같고, Basket만 보고 나는 이 노래가 Basketball, 농구랑 관련된 거라고 지레짐작해 버렸다.

그에 뒤이어 내용 역시, 내가 이 노래를 접한 그맘때쯤 유행하던 에이브릴 라빈의 곡 <Sk8er boi> 가사의 스케이트 타는 남자애처럼, 학교 운동장에서 농구를 즐겨 하는 평범한 학생이 주인공인 풋풋한 사랑 노래 정도 되겠거니 하고 말도 안 되는 마인드맵을 펼친 것이다. 하필 멜로디가 무척 경쾌한 노래이긴 했지만, 지금 되짚어 보면 약간 어이가 없는 의식의 흐름이다.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그렇게 믿고 살아온 세월이 약 15년이 넘었다.


그날 미드에서 그 단어가 안 나왔다면 아마 평생 그렇게 알고 살다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.


사전에서 찾아낸 Basket case의 정의는 '사지를 절단한 환자'였다.(정말 충격적이었다)

그리고 그 뜻에서 파생된 또 다른 의미는 무력한, 마비된, 어쩔 줄을 모르는 사람.

노래를 안 지 십수 년이 지나서야 가사를 찾아봐야겠다는 처음으로 생각이 들었다. 그리고 그렇게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이 노래는, 멜로디처럼 경쾌하고 즐거운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.

그린데이의 보컬 및 기타리스트 빌리 조 암스트롱은 공황장애 증상으로 고통받는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에 담았다고 한다.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것은 그로부터 몇 년 후이고, 진단받기 전에는 그저 본인이 미쳐 가는 중이라고 생각했었다고. (출처 : https://en.wikipedia.org/wiki/Basket_Case_(song) ) 가사는 그런 그의 당황과 혼란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.


이하 가사의 한국어 부분은 내가 찬찬히 번역해 붙였다.


하는 김에 영어공부할 겸 특이했던 부분도 적어 두려고 한다.

 

 - Melodramatic이라는 단어는 멜로드라마틱, 신파조 라는 의미인데 자연스럽게 문장에 녹이기가 너무 어려워 고민하다가 그냥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다는 표현으로 갈음했다. 실제로 좀 극적인 상상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잘 쓰는 표현이기도 하고.

 - Stone을 동사로 쓰는 경우의 의미는 사전에서 찾았을 때는 돌을 쌓거나 돌을 던지거나 하는 유의 것뿐이었다. 맞는 뜻이 아닌 것 같아서 Urban dictionary를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, 마리화나에 취했다는 의미가 있었다.

 - I went to a whore, He said my life's a bore, So quit my whining cause it's bringing her down 부분에서의 He와 She가 가리키는 의미가 몹시 헷갈렸다. 아무래도 화자가 남자이고, 더구나 뒤에 She가 등장하는 마당에 He를 남자 창부로 이해하기는 힘들 것 같아 She를 창녀라고 생각하고 He는 포주가 아닐까 생각했다. 별로 깊이 고민할 필요는 없는 문제지만.. 이게 뭐라고.

 - something Give someone the creeps 이라는 표현은 처음 보았는데, 무언가가 누군가를 긴장되게 하거나 겁을 준다는 숙어였다. 


Do you have the time to listen to me whine

나의 불평을 들어 줄 시간이 있나요

About nothing and everything all at once

괜한 것이기도 모든 것에 대한 것이기도 한

I am one of those

나는 그런 류의 사람이에요

Melodramatic fools

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멍청이

Neurotic to the bone

뼛속까지 예민한 녀석

No doubt about it

확실히 그렇죠


Sometimes I give myself the creeps

가끔 나 자신 때문에 겁이 나요

Sometimes my mind plays tricks on me

가끔 내 생각이 날 갖고 놀아요

It all keeps adding up

갈수록 더 심해져요

I think I'm cracking up

내가 붕괴되고 있는 것 같아요

Am I just paranoid?

그냥 망상일까요?

Or am I just stoned

아니면 약에 취한 걸까요


I went to a shrink

정신과에 갔었어요

To analyze my dreams

내 꿈들을 분석하기 위해서

She says it's lack of sex that's bringing me down

의사가 말하길 성욕이 충족되질 않아서 우울한 거래요

I went to a whore

그래서 사창가에 갔었어요

He said my life's a bore

포주가 말하길 내 삶이 너무 따분해서

So quit my whining cause it's bringing her down

그녀를 우울하게 만드니까 그만 투덜거리래요


Sometimes I give myself the creeps

가끔 나 자신 때문에 겁이 나요

Sometimes my mind plays tricks on me

가끔 내 생각이 날 갖고 놀아요

It all keeps adding up

갈수록 더 심해져요

I think I'm cracking up

내가 붕괴되고 있는 것 같아요

Am I just paranoid?

그냥 망상일까요?

A ya-ya-ya


Grasping to control

통제하려고 애써요


So I better hold on

그래서 더 잘 버틸 수 있게


Sometimes I give myself the creeps

가끔 나 자신 때문에 겁이 나요

Sometimes my mind plays tricks on me

가끔 내 생각이 날 갖고 놀아요

It all keeps adding up

갈수록 더 심해져요

I think I'm cracking up

내가 붕괴되고 있는 것 같아요

Am I just paranoid?

그냥 망상일까요?

Or am I just stoned

아니면 약에 취한 걸까요